작년 11월부터 야학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2007년 4월 검정고시 시험일이 왔습니다.
4월 5일 식목일이 휴무일에서 빠지면서 4월 검정고시는 4월 15일 일요일에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 사는 중등반 학생한분을 모시고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와서 북적 북적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험장 앞은 분주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제주 장애인 야간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공간을 마련했고 제주의 다른 야학에서도 선생님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검정고시 학원에서도 싸인펜이나 책자를 나누어 주며 수험생들을 응원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랑 고등반에서 수업하는 학생분들입니다. 왼쪽에 계신분은 수업을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서 저도 나름 수학과목 합격을 기대했습니다. 오른쪽에 계신분은 수업에 참여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 처음에 몇번 나오시다가 사정이 있어서 거의 못나왔는데 시험장에는 오셨습니다. 막상 시험 당일이 되니 시간이 아까우신지 책자를 펴서 열심히 공부하시더라구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험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학생분들과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비장애인의 경우에는 고입반과 대입반이 각각의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데 장애인은 하나의 교실에서 고입·대입 시험이 이루어 지더군요.
시험장 학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장애인들 시험장은 1층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험시간이 거의 임박하여 감독선생님들이 들어갑니다. 감독관뿐만 아니라 시험장에서 대필이 필요한 수험생을 위하여 대필담당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이날 세명의 수험생이 대필자가 필요했고 대필선생님은 수험생 옆에 앉아서 대필을 하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험 시간표입니다. 대필이 필요한 수험생의 경우에는 기존 시간보다 10분의 시간이 더 주어집니다.그렇지만 다음 시험 시작시간은 같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다른 수험생 보다 적게 됩니다. 그래서 대신 장애인의 경우에 한해서 시험문제를 다 푼경우에는 시험장에서 나갈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험이 시작되고 야학담당 선생님들과 활동가들은 바깥에서 화이팅을 하며 쉬는 시간에 학생분들께 드릴 차 등을 준비하느라 또 분주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교시 시험시간이 9시 시작인데 학생한분이 아직 안오셨습니다. 다른 교통편이 없고 단지 전동휠체어를 이용하여 이동하시기 때문에 중간에 전동휠체어가 고장나거나 하면 큰일입니다. 지난번에 한번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서 전동휠체어가 작동은 안한 기억이 나서 약간 불안했습니다.

8시 57분이 되어서야 겨우 도착했습니다. 감독관님께 양해를 구하고 늦게라도 들어가야겠다 했는데 알고보니 1교시 과목 국어는 지난번에 합격을 하셔서 응시를 안해도 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검정고시의 경우 한과목이 60점 넘을 경우 과목합격이 인정됩니다)
그 때에 긴장이 다 풀리더군요 ^^; 학생분에게 어쩌다가 늦었냐고 하니 늦잠을 자버렸다며 스스로도 머쩍으신지 함박웃음을 지으시더군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펼침막 설치를 위해서 자리를 약간 옮겼습니다. 펼침막을 하니 왠지 뿌듯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쉬는시간에 학생분들이 나왔습니다. 서로 그 문제 답 어떤거 적었냐고 물어보며 저한테도 답이 뭔지 물어보며 확인을 하려 합니다. 사실 저도 답을 잘 모릅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희 자리 맞은편에는 대입반 검정고시를 운영하는 제주등하학교 선생님들이 합격을 기원하며 자리하고 계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4교시까지 마치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왔습니다. 책상을 붙여서 다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구요.
점심을 먹고나서 중등반은 2과목이 더 있고, 고등반은 4과목 있습니다. 모두들 끝까지 열심히 시험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지난 5개월동안 수업을 한 것들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고 학생분들도 중졸 혹은 고졸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 오셨습니다. 비록 8월에 또 검정고시가 있고 대학진학을 희망하시는 분들도 8월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면 수학능력시험에 응시를 할수가 있기는 하지만 4월 검정고시에서 학생분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8월 시험까지는 다시 얼마 안남았으니 학생분들이 수업에 빠지지 말고 꾸준히 참석해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체 국민중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 비율은 12.6%이지만, 장애인 중 초등학교 졸업이하 학력을 가진 비율은 45.2%에 이릅니다. 거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특히나 장애성인의 경우에는 현재의 특수학교 등에 갈수 있는 여건이 거의 안되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면 '장애인야학'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일반야학이나 사설 검정고시 학원의 경우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동을 위해서는 차량보조가 필요하고 또 장애인야학의 교실여건이 좁아서 많은 학생을 수용하기도 힘듭니다.

모든 국민은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현재 장애성인의 경우에는 교육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일반야학의 경우에도 비장애인 성인들이 학생 대부분인데 정부는 성인 야학의 지원을 축소하려고 하니 우리사회에 '교육 받을 권리'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 누구나 그 '교육'을 받을수 있는 그러한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디어다음 기사로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보기

''야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학생과 첫 수업  (0) 2007.05.27
3주만에 진행한 야학 수업  (0) 2007.05.14
검정고시 시험전 마지막 수업 '취소'  (0) 2007.04.09
야학 교사모임  (0) 2007.04.08
55점과 60점 경계에서  (0) 2007.04.03
Posted by 기동청년
,

오늘은 4월 15일 검정고시 전 마지막 수업이라

시험에 대한 준비 및 기출문제 등을 풀며 주의할 사항 등을 알려드리려 했는데...

아침에 회사서 근무중에 야학서 온 전화

"선생님, 오늘 센터에 행사가 있어서 야학 수업이 힘들것 같습니다"

ㅜ.ㅜ

어쩔수 없는 상황이지만 많이 안타까웠다.

이제 한주밖에 시험이 남지 않았는데 부족한 생각만 많이 나니깐 말이다.

2003년도에 내가 검정고시 야학 교사를 할 때 당시 나는 '백수'여서 내가 수업하는 날 이외에도 시험을 앞두고 보충수업을 하면서도 많이 부족함을 느꼈는데...

지금은 내가 회사인이라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야학교사들이 관리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공간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일단 진도는 다 나가긴 했으나 자꾸 불안한 이 마음은 ;;;

여튼 4월 15일에 일찍 일어나서 시험장에 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제 남은 것은 시험장에 가서 응원이라도 열심히 ;;

''야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주만에 진행한 야학 수업  (0) 2007.05.14
장애인야학 검정고시 보던 날  (0) 2007.04.16
야학 교사모임  (0) 2007.04.08
55점과 60점 경계에서  (0) 2007.04.03
'페다고지' 그리고 대화식 수업  (0) 2007.03.19
Posted by 기동청년
,
 지난주에 학생분이 아파서 수업을 못했었다.
오늘은 2005년도 1회 기출문제 풀이
목표가 1교시에 12번까지 풀이를 하고 2교시에 20번 까지 풀어서 풀이를 다 하는 것이었다.

우선 학생분이 집에서 풀어왔는데 본인 점수가 55점이라고 많이 아쉬워 하셨다.
55점.. 과목합격 점수인 60점과의 차이는 단 한문제 차이다.

여튼 시험문제에서 틀린 문제만 풀이를 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같이 풀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며 수업을 시작하였다.

1번부터 5번까지 그러니깐 시험문제의 과정으로 보자면 집합,명제,수와식,방정식 정도?
기분 좋은 시작인지 5번까지 술술 풀이 진행이 되었다. 이 말인 즉 학생분이 문제를 다 맞게 풀었기 때문이다.
6번부터 좀 어려운 문제도 있어 차근 차근 문제를 풀이했던 것 같다.

문제 풀이 중 부등식을 설명하면서 나는 내 스스로의 울타리안에 있음을 또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배운 방법, 그리고 내가 가장 쉽게 알았던 방법으로 부등식을 설명했고 학생분도 그 설명을 쉽게 이해하였다. 그러면 나는 다 된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던 것이다.

학생분이 나에게 말했다.

"그럼 부등식 문제를 풀때에 인수분해 하고 나서 수직선을 긋고 범위 표시하는 것은 대필자 한테 어떻게 설명을 해?"라고

그렇다. 나는 내가 배워온 과정에서 쉽다고 생각한 방법, 그리고 쉽게 이해할수 있는 방법만 수업준비를 하였을 뿐이다. 이 문제 풀이과정을 직접 쓰지 못하고 시험 당일에 처음보는 대필자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면 되는지에 대한 나의 수업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시험까지는 이제 단 한번의 수업이 남았다.

과거 검정고시 야학 수업을 하면서 대부분이 '어머님'이셨던 학생분들이 시험에 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적응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OMR카드를 구하여 미리 연습해 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나는 수업에서 무엇을 한것인가

당장 시험전에 한번밖에 남지 않는 수업시간인데 실제상황에 대처할만한 연습을 준비하는데는 정말 부족했다.

이제는 어떻게 대필자에게 설명을 할지 그리고 어떠한 부분을 암산으로 계산을 할지 등등에 도움이 될수 있는 수업을 해야겠다.

이제 15일 시험전까지 단 한번의 수업시간이 남았네...

힘내서 수업도 열심히 하고 15일에 '응원'을 드려야 겠다.

Posted by 기동청년
,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교육자는 아니지만 대학시절 야학동아리를 하면서 주변 동아리 선배들과 이야기를 할때면...

자랑스럽게 저희 동아리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하는 동아리다 하며 이야기 한 경험이 있습니다.

앞서 쓴 글에서

저는 단순히 아고라에서 서약서를 보고 그냥 딴지를 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백년지대계인 교육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신뢰는 안보이고 단지 학교는 학생들 대학에 많이 입학시키기 위한 공간으로, 학생과 학부모는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이나 대학에 잘 보내만 준다면 좋아하는 그러한 분위기인듯 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댓글들을 보니 이러한 서약서를 쓰는 학교가 비단 한두군데는 아닌듯 하더군요

그리고 전혀 문제가 없는 서약서라는 댓글도 있었고 안타깝다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참된 교육이라는 것은 학생들 하나 하나의 특기와 개성을 살려 그 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안내하고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요.

그러나 지금 현재의 교육은 오로지 '대학'줄서기에 지나지 않는것 같아서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울러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중에 얼마전 명절동안에 외가댁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본 사촌동생의 책상에 이러한 글귀가 붙어 있더군요.

친구를 적이라고 표현한 이 글귀...

숙모님이 글을 썼는지 사촌동생이 썼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의 교육 현실이 학생들을 이렇게 만드는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아프더군요.

제가 고교 2학년때 듣게된 이스크라의 '적과 친구'라는 노래도 생각났습니다.

노래가사 내용을 보면 수업시간에 같이 매맞는 동안, 같이 밥먹는 동안만 친구이고 시험이 시작되고 등급이 매겨지면 서로를 따돌리고 친구를 죽여야 하는 현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세상에 나와서 더 많을 일들을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이러한 현실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다시한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생각해 봅니다.

현재처럼 획일화된 교육과 친구를 적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이러한 교육현실에 백년후 모습은 어떠할까요?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학생들이 개인의 특성을 살릴수 있도록 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배우는 교육을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백년후 우리사회의 모습이 정말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리라 저는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저 혼자만의 힘으론 이러한 교육현실을 바꿀수 없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특별히 많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블로그를 통하여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제 주변에서도 노력하는 그러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다음 기사로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보기
Posted by 기동청년
,
 미디어다음 아고라 즐보드에서 좀 황당한 사진을 하나 보았습니다.

아마도 어느 고등학교의 입학을 위한 서약서 같은데 8개의 사항이 있고 본인 서명과 부모님 연서를 받도록 하고 있네요

*사진출처 : 아고라 즐보드 http://agorabbs4.media.daum.net/griffin/do/kin/read?bbsId=K150&articleId=180589&pageIndex=1&searchKey=daumname&searchValue 

우선 서약을 위한 항목만 보더라도 저에겐 약간 충격이네요

1. 예습과 복습 및 그 시간의 교과를 충실히 함으로써 오로지 학업에 전념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이렇게 오로지 학업에 전념하겠습니다 라고 항목이 있고 서명과 부모님 연서를 받는것은 좀 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머지 내용중에도 판단기준이 모호한 내용들이 있는데 하나의 조례 정도로 학생들에게 준수할것을 권고한다면 모르겠으나 학생의 서약서와 부모님의 연서를 받는것은 좀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고교를 졸업한지 벌써 8년이 지나서 요즈음 학교의 분위기를 잘 알지는 못하겠으나 제가 다닌 고교에서는 분명 이런 서약서는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학업을 하도록 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교과목과 특활활동 등을 통하여 개인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또한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가야 할 공간일텐데 이 사진을 보니 마치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면 된다는 생각과 부모님들 연서를 받아 학부모들에게도 이러한 내용을 숙지시켜 학교가 하는 일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는 듯 하여 씁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을 검색해보니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네요

교ː육
교ː육(敎育) [명사][하다형 타동사][되다형 자동사]
1. 지식을 가르치고 품성과 체력을 기름.
2. 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심신을 발육시키기 위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계획적·조직적으로 행하는 교수적(敎授的) 행동. [가정교육, 학교 교육, 사회 교육 등이 있음.]

우선 기본적으로 지식을 가르치고 품성과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 되어 있는데 위의 사진을 보니 과연 현재 우리교육이 국어사전에 정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위의 내용으로 서약서를 받기 보다는 국어사전의 정의처럼 학교에서 지식과 품성을 가르치겠습니다 라고 안내를 하는것이 더 기본이 아닐까요?

미디어다음
기사로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보기

Posted by 기동청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