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가지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습니다. '
홈플러서, 숭실대 캠퍼스에 들어선다' 라는 기사인데요. 저는 졸업생으로서 몇번 후배들에게 대형마트가 들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로 이런 사태까지 왔군요.
언론에까지 기사가 난것은 최근 대학에 여러 상업시설이 들어선지는 오래되었지만, 이처럼 대형마트까지 들어서게 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언론에서도 어느정도 주목을 하는 듯 합니다.
우선 이번 사건에서 가장 문제는 대학 재단이 아닌가 합니다. 몇년전부터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들었을때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접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몇 몇 대형마트의 경우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다른 곳을 알아본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은 꽤 오래전부터 대형마트 등의 대기업과 협상을 벌여 온것 같네요.
한편, 대학이 여러 대형마트와 협상을 했다는 것은 그만큰 이 지역이 대형마트 수요가 풍부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제가 입학했던 10여년 전에 비하면 대학 인근은 대부분 대형 아파트 단지로 변했습니다. 제가 1~2학년때는 대학주변에 낡은 판자집 등에서 하숙 등의 생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대형 아파트들로 바뀌어 그럴수 없는 상황이죠.
여튼 이번 숭실대 캠퍼스에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해야 할 몇가지를 정리해보면...
첫째. 과거엔 면학분위기 조성, 지금은?
지금 홈플러스가 입점하려 하는 곳은 10여년 전까지는 상가건물이 있던 상황이었으나, 10년 전인가 상가건물이 불법적인 요소가 있으며 대학 미관을 깨뜨리고 면학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강제철거하고 지금의 정문을 만든 곳입니다. 당시에도 강제철거는 문제가 있다고 일부 학생들이 반대했으나 용역까지 동원해 강제철거하고 정문을 만들었죠.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대학이 대형상가건물(마트)를 유치하려 하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닌가요?
둘째. 숭실대학교는 과연 건축비 1000억원이 없을까?
오늘접한 한국경제의 뉴스에 따르면, 삼성데스코는 1000억원 규모의 건축 비용을 부담하고, 27년간 5개층을 사용하는 조건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숭실대는 이렇게 말하겠죠. 대기업이 건물을 지어주면 학생들이 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숭실대는 건축비 1000억원이 없을까요? 매년 등록금을 올리면서 남는 돈을 적립하는 이른바 이월적립금이 2007년 한해에만 100억원이 넘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관련뉴스 :
http://www.unn.net/News/detail.asp?nsCode=48916)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적립한 총액 등은 1000억원 가까이 될 것 같습니다. 설사 더 적더라도 홈플러스 등 건설을 하지않고 학교 시설만 만들기에는 충분한 돈이 되겠죠..
셋째. 해당 지역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저 위치에 여러 대형마트가 눈독을 들인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등이 많이 생긴데 반해 대형마트는 없었던 것이죠. 이렇게 대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눈독을 들였는데 가장 돈이 적게 드는 곳이 바로 대학부지 였을 겁니다. 만약 저정도 부지를 직접 매입하고 건출을 하면 돈을 1000억원의 몇 배 정도가 더 들겠죠.
그런데 홈플러스 입점을 허락한다면, 홈플러스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해당 지역 상권을 싹쓸이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예정부지와 도보로 약 10여분 떨어진 곳에는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대기업에 의해 재래시장은 고사하고 말 것입니다.
넷째. 대학 내 대형마트/대형상업시설의 신호탄 될 우려
대학내에 '스타벅스'등 상업시설이 들어선 것은 이제 꽤 오래된 일입니다. 대학들이 등록금은 올리고 적립금은 쌓아가지만 최근엔 부지에 상업시설 등을 끌여들여 임대사업(?)을 한지도 꽤 오래된 것 같네요.
그런데 이번엔 '대형마트'입니다. 이미 수도권에는 많은 대형마트가 있지만, 곳곳 돈이 될만한 지역을 더 노리고 있죠. 최근 수도권은 포화상태라 좋은 부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요. 이렇게 이번기회에 대학부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이는 곧 신호탄에 될 것 같습니다. 과거 대학내 1호 '스타벅스'가 들어갈 때에는 반대 등이 많았으나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된 것 처럼요...
단순하게 보면, 대형마트로 인해 주민들은 편리하고 학생들의 면학분위기에도 별 지장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보면 정말 문제가 많은 사업입니다.
지난번, 서강대의 경우에도 학생과 교수들의 반대, 주민들의 반대로 입점 무산이 된 경우가 있는데요. 이번에도 곰곰히 생각해서 더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