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보았다. 컴퓨터는 중앙선관위 개표현황을 켜놓고 눈은 MBC와 YTN을 오가며 아침 7시까지 눈뜨고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그 중 몇가지를 생각날 때 정리해 본다.
1. 한명숙 패배가 노회찬 때문?
일부 사람들이 한명숙 후보 패배가 노회찬 때문이라고 한다. 단순하게 노회찬 표가 한명숙에게 갔다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주장인데 이렇게 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개표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다.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중랑구/강남3구를 제외한 21곳에서 승리를 했다. 기초단체장 같은 경우에도 한나라/민주당 양자 구도만이 아닌 다양한 정당 후보들이 나온 상태였지만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의 개표내용을 보면 기초단체장 선거와는 달리 오세훈 후보가 중구/용산구/성동구/양천구/영등포구/강동구 등에서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 견제론이 상당 부분 작용하여 서울의 25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중 21곳에서 민주당 당선자를 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강남3구를 제외하더라도 몇개 구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표가 더 나왔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격차도 높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결과를 두고 남의 탓만 하기보다는 민주당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노회찬 후보의 경우에는 MBC에 단 한번 초대된 것을 제외하곤 전혀 TV토론회도 못나갔고 한명숙 후보는 모든 토론에 다 나갔지만, 유권자들을 움직이는 정책을 보여주었나 하면 의문이 든다.
여튼 난 진보신당과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는 크게 다르다고 본다. 그렇다면, 진보신당이 지향하는 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꿈 꿀 자유조차 박탈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2. 젊은층의 투표참여
젊은층의 투표참여가 다른 선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약 1달이 지나 선관위에서 제공한다고 하지만, 예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트위터 등이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트위터 등을 통해서 투표독려와 연예인 등의 참여, 인증샷 등이 어느정도 영향을 준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것 뿐 아니라 나날이 심화되는 취업문제 등 20~30대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또한 많이 높아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 산술적으로 보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참여를 한다면 더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3. 진보정당의 미래
항상 선거만 되면 나오는 '비판적 지지'의 망령과 이번 선거에서 나온 묻지마 '반MB'연대 속에서 진보신당과 민노당 두 진보정당은 다른 선거전략을 펼쳤다.
물론 각 당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고 반대 의견을 낸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하지만, 여튼 두 진보정당의 다른 선거 전략은 전혀 다른 선거 결과를 냈다.
진보정당들의 선거전략에 대해선 선거가 끝나면 크게 논의가 될 듯 하다. 특히 진보신당의 경우 심상정 사퇴에 대한 내홍 등 후폭풍이 꽤 심각할 것 같은데 어떤 흐름으로 진보정당의 흐름이 이어질지 살펴봐야 할 일이다.
여튼 오랜만에 선거를 재미있게 관전하는 입장으로 봤다. 선거 기간 중에 이사를 했는데 선관위의 설명이 엉망이라 선관위와 전화로 한판 했는데 앞으론 적어도 선관위가 기본은 지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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