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뉴스를 통해 보니 곳곳 귀경행렬들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군요.
저는 고향이 부산이라, 13일에 부산으로 왔습니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나 이런 저런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도 공통으로 시선이 가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롯데 vs 삼성 경기 중계였습니다.
이날 친구들과의 1차 자리는 부산 경성대 인근의 어느 횟집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가을 전어를 주문하여 소주 몇 잔 마시면서 항상 시선이 가는 곳은 TV였습니다.
이날 경기는 롯데가 6:2까지 앞서다가 6:3으로.. 다시 6:5까지 추격을 당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경기였거든요. 추격을 당하자 롯데에서는 새로운 수호신으로 불리는 코르테스 선수가 나왔습니다.
동시에 이때 대구 구장에는 비가 많이 와서 경기가 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도 분위기가 한 층 더 난 것은 바로 경기 결과 인듯 합니다.
이날 코르테스 선수가 세이브를 추가하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거든요.
술자리에서 본 TV라 주의깊게는 보지 못했으나 우리 술자리가 더 즐거웠던 것은 롯데의 승리때문은 확실합니다.
부산의 횟집에서 술자리를 하는 동안 재미있는 풍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술자리 손님들 전원이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다 롯데 vs 삼성 경기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롯데와 두산은 승차없는 2~3위로 치열한 2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요. 경기가 끝나면 서로 두산 이야기를 하며 다가오는 19~21일 두산과의 홈 3연전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습니다.
(아마 이 때는 주말이기도 하며 롯데 홈 경기라 또 새로운 관중 기록을 달성할 듯 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한가위 당일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조상님들께 제사도 드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년 추석과 지난 설 명절때는 큰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대통령 선거나 총선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번 명절을 달랐습니다.
'8888577' 어느 스팸 전화번호 같은 이 지긋지긋한 숫자가 싫어서인지,올해는 2 혹은 3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부산 사람들입니다.
친척들이 모여 너도 나도 야구 이야기를 하며, 아버지는 10년만에 야구장 가서 본 야구 이야기.. 동생들은 사직 구장의 이벤트 이야기, 홈런왕 이야기, 잘생긴 포수 강민호에 대한이야기 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 이날 송도 쪽 친척집에 이동하면서, <경축> 부산의 아들 송승준 금메달 이라는 현수막을 보며 정말 야구에 열광하는 부산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챙기지 않아 사진을 담지 못했네요 ㅡ.ㅡ; )
명절 일정이 빨리 끝났는데요. 5시부터는 가족들이 하나 둘 다시 TV앞으로 모였습니다.
이날 롯데는 부산의 아들 송승준의 승리로 기분좋은 2연승을 했습니다.
TV속 재미난 풍경이 하나 있었으니...
"대호야 성묘 째고 왔다, 조상님 죄송합니다"라는 피켓이었습니다.
한가위 당일 성묘까지 빠지고서 대구구장까지 찾아 나서는 야구팬들을 보니 정말 야구의 도시 부산이라는 생각이 나더군요.
오늘은 야구가 없는 월요일입니다. 금연을 하시는 분들은 금단현상에 시달리지만, 부산 야구팬들은 월요일만 되면 야구가 없는 허탈함에 화요일을 기대합니다. (사실 이러다가 화요일 경기가 우천 취소라도 되면 그 증세는 더 심각해 집니다 ㅎ)
그러나 오늘 하루 꾹 참고 주중 한화 3연전과 주말 두산 3연전을 기대하며, 우리 부산 야구팬들의 꿈을 기대해봅니다. ^^
* P.S
부산 야구팬들은 절실히 2위 롯데를 꿈꾸는데 3위 롯데를 꿈꾸는 곳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바로 KBO입니다.
사실 올해 야구 흥행은 바로 롯데가 이루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역대 최다 관중을 위해 KBO는 속으로 롯데의 3~4위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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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92년 롯데 이후 16년을 기다린 선수 염종석 선수의 사진을 하나 올립니다.
개인적으론 올해 염종석 선수가 100승을 했으면 하고 바랬는데.. 내년으로 미루어야 겠네요.
염종석 선수는 지금까지 93승, 올해는 단 1승도 없지만, 롯데에서 100승을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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