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결혼하고 '첫' 봄 나들이를 다녀왔다.
결혼한지 이제 만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들이가 처음이냐구 누군가 시비건다면?
-> 뭐 최근 한동안 바쁘기도 했고 작년 5월에 결혼했으니 이번 봄은 3월부터인데 3월에는 바쁘고 몸이 안좋아 나들이를 못했으니 굳이 '첫' 나들이라 고집을 부려본다. 그리고 무엇이든 '첫' 이라는 느낌이 좋지 아니한가
여튼 오랜만에 마눌님이랑 봄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난주에 봄 나들이를 가자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감기몸살에 걸리는 바람에 한주 늦어진 것. 그래도 어제가 올해 중 가장 날씨 좋았던 하루인 듯.
봄 나들이 Step1. 늦잠자기
제주에서 살다보니 가장 좋은 것은 늦잠을 자도 넉넉하게 나들이를 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주말을 만끽하고(늦잠) 봄 나들이를 준비했다.
봄 나들이 Step 2. 벚꽃놀이
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벚꽃 아닌가. 곳곳에 벚꽃 명소가 많지만 집이랑 가까우면서도 벚꽃이 아름다운 제주대 길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이렇게 사진보다 직접 눈으로 본 장면들이 더 아릅다웠다. 다만, 아이폰 화질이 별로이므로 화질에 대한 논평은 패스
제주대 벚꽃길에는 가족나들이를 온 분들, 결혼 사진을 찍는 예비 신혼부부, 연인.동료와 함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랜만에 느낀 봄날이 아니었나 한다.
이렇게 길을 지나면서 아무것도 먹지못한 나와 마눌님은 1천원짜리 핫도그 하나씩 입에물고 일단 허기를 채웠다. 핫도그가 무진장커서 하나 먹고나니 밥생각이 전혀 나지 않더라는 ^^
봄 나들이 Step3. 새로운 곳으로 한 번..
마눌님과 나는 제주산지 벌써 3~4년, 왠만한 곳들은 다 가보았다. 그래서인지 색다른 곳을 한번 가기로 했는데..마눌님께서 본 곳이 바로 '황우지 해안' 제주사람들도 잘 모른다는 그곳은 마눌님이 '파르르'님 블로그를 통해 알게되었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에는 나오지 않아 바로 옆이 외돌개라는 것을 알고 일단 외돌개로...
대장금 촬영지이기도 했던 외돌개, 그리고 올레 7코스가 시작하는 지점이라 봄날에 외국인 관광객들과 올레꾼들로 붐볐다. 저마다 사진들을 한컷씩..
나와 마눌님도 결혼 후 '첫' 봄 나들이를 기념하는 사진을 한 컷 (이건 내 아이폰에 없다, 마눌님 디카에..)
외돌개 멋지지 않은가? 정말 날씨도 좋고 멋있었다는...
이어서 황우지 해안을 찾는데.. 역시 초행길이라 찾을수 없었다. 주말임에도 경찰 2분이 외돌개 앞에서 음주운전 안하겠다는 서명운동을 받고 계셨는데 서명을 하고 경찰분께 물어보았다. 한 분은 황우지 해안을 모르셨고 더 나이가 있으신 경찰분께선 알고계셨다.
이런.. 외돌개 '바로' 옆이었다. 외돌개를 들어갈때 대부분 오른쪽으로 들어가는데, 왼쪽으로도 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왼쪽길로 가면 황우지 해안으로 갈 수 있었고 사람이 적어 '외돌개'도 더 잘 보이는 것이 아닌가. 바로 옆에 이런길이 있다니 정말 멋졌다.
정말 깨끗하지 않은가? 날만 더 따뜻하고 수건이랑 여벌의 옷만 있었다면 뛰어들고 싶었을 정도 ㅎㅎ
황우지 해안은 1960년대에 북한군이 남침하기도 한 곳이라는데..동굴도 있고 지리적으로 그렇게 활용된 듯 했다.
외돌개로 가시는 분들껜 시간을 잠시 더 내어 이 황우지 해안을 꼭 들러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황우지 해안은 '황무지'와는 이름만 비슷하지 천지차이임 ^^;
봄 나들이 Step 4. 트위터와 함께
외돌개에서 나는 '외돌개'에 있다고 트위터에 올렸는데 바로 몇 몇 트윗 친구분들의 반응이 있었다. 그 중
@smoru 님이 외돌개 산책후 서귀포 시내의 '갤러리 하루'에 구경오라는 멘션이 있었는데 순간 가고 싶어서 바로 가보기로 했다. 길을 잘 몰랐지만, 아이폰을 활용하니 그래도 쉽게 찾았다는 ㅎㅎ
@smoru 님을 만나로 들어갔더니 또 다른 트위터분께서 오셨다는 @Ohwoong 님이 오셨고 함께 갤러리의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우리가 일상속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한 아르헨티나 작가분의 사진이었는데.. 작가분껜 죄송하지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ㅡ.ㅡ;;;
@Ohwoong 님에 이어 @Chuljun 님 @citysoul 님 @toursubmarine 님 까지 합류. 대부분 초면이었는데 트윗을 통해서 만나게 되니 더 반갑고 친숙했다는 ^^
봄 나들이 Step 5. 나들이와 함께 맛 집으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배에서 신호가 왔다. 아침부터 먹은것이라곤 핫도그 하나밖에 없었으니 ;;
오래전부터 마눌님과 나는 '육회비빔밥'을 먹고 싶었는데 제주에서는 '육회비빔밥'을 아무리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았다. @smoru 님에게 주변 식당을 물어서 한 식당으로 갔으나 아쉽게도 '육회비빔밥'은 없었다. 그래도 전복돌솥밥과 오분작돌솥밥이 눈에 띄였는데, 마눌님과 나는 오분작돌솥밥으로 결정.
맛있어 보이지 않는가?
돌솥 위 가득한 오분작과 양념들, 밥을 덜어 간장에 비벼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오후 5시 정도가 되어 처음먹는 식사였지만, 탁월한 선택같았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오분작과 밥. 배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식사 후 어두워지기 전에 서귀포를 떠나 제주로. 행복한 하루였다.
이렇게 결혼 후 '첫' 봄나들이. 요즘 개인적으로 걱정꺼리와 고민들이 많아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외출을 나갔다오니 봄기운을 몸이 받아 활력을 조금 찾은 것 같았다. 역시 봄 햇살은 좀 받아야...
2010년 봄, 이제부터 다시 활력이 넘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