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후배들로부터 강연요청을 하나 받아서 어제 하고 왔습니다. 대학 건물에 안가본지 오래되어 정보대 102호 라는 말만 들었는데, 찾아가보니 저에게 아주 익숙한 곳이더군요. 왜냐하면 졸업시험을 본 장소가 바로 제가 강의를 하게 된 장소였거든요. 게다가 전 졸업시험을 2번이나 봤으니 ㅋ

토요일 오후 3시라는 아주 불편한 시간, 그래서 저는 더 편하게 마음 먹었던 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후배들이 왔습니다. 한 30명 정도의 후배들이 참석을 했더군요. 게다가 학교 인터넷 방송국에서 촬영까지 해서 더 놀라기도 했습니다.

사실, 강의요청을 처음 받았을 때에는 그냥 10명 정도의 후배들과 간단히 회사에 대한 이야기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후배들이 학내 곳곳에 홍보를 해서 제 예상보다 많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의에 대한 주제도 제가 정했는데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강의한 내용은 뉴미디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아고라,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경험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약 30회 넘게 비슷한 강연을 했는데 모교 후배들 앞이고 게다가 졸업시험을 2번이나 봤던 장소다보니 약간 새로운 느낌이 들더군요. 게다가 이전까지의 강연에서는 뉴미디어와 의사소통이라던지 블로그의 활용 등에 대한 정해진 강연 주제가 있었기에 강연에 참석하는 분들이 듣고자 하는 목표와 비슷하였지만 어제의 경우에는 어떤지 판단하기가 애매하더군요.

여튼 졸업시험을 본 장소에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지금 강연하게 된 장소가 4년 전 저에게 고난을 줬던 졸업시험 장소였다는 이야기로 시작을 했죠. ^^;
블로그를 가지고 있거나 트위터계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 절반 쯤 되었습니다. '1인 미디어'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지금은 OO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소녀시대'라는 말이 안나오길래 저의 예상이 빗나간 것인지 아니면 이제 소녀시대보다 카라가 더 좋은지 고민이 되더군요.
(제주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을 땐 '소녀시대'가, 여성단체들을 대상으로 했을 땐 '여성시대'가, 30대 샐러리맨 들을 대상으로 했을 땐 '소녀시대'가 나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ㅋ)
다만, '경쟁시대' 등 지금 대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답변이 나오더군요. 제주에서는 대학 1~2학년들이었고 어제는 대부분 3~4학년이어서 주 관심사가 달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대한 설명, 인터넷 광장에 대한 설명, 활용 사례, 온/오프라인의 차이, 뉴스 속보와 엠바고 그리고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 등을 말하는 동안 참여한 친구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질의응답 시간에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질의 보다는 제가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는지, 회사 분위기는 어떤지, 입사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많더군요. 그리고 제가 컴퓨터학부 졸업생이다 보니 컴퓨터학부 후배들이 제법 많았는데 포털 개발자에 대한 질의도 있었습니다.
몇가지는 내가 쉽게 답할 수 있었지만, 몇가지는 쉽게 답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더군요.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엔 제가 특별히 잘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지만, 무슨일을 하든 정말 열정적으로 해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도 뒤돌아 보면 대학시절 공부는 잘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또 그러한 활동 덕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강연을 끝내고 어제 행사를 준비한 후배들과 간단히 맥주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니 힘이 났습니다. 다만, 지금의 사회가 이렇게 크리에이티브가 있는 친구들을 안정적인 일자리만 꿈꾸게 해서 놓치는 사회적 손실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우리나라의 젊은 친구들은 그 누구보다도 맨파워가 뛰어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크리에이티브가 있는 친구들이 높은 등록금 전혀 없는 사회 안전망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로만 눈을 돌리다보니 한국사회가 점점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이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것이 '선거'라는 생각을 저는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 사고를 넓혀나가려면 폭넓은 독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튼 어제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후배들 덕에 지금 대학생들을 직접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게다가 졸업시험을 두번이나 본 장소에서 강연을 하게 해주어 프로그래밍 안하는 컴퓨터학부 졸업생에게 자신감도 가져다 준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활력을 얻기 위해서 젊은 친구들을 자주 만나야 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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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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