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로운 부서로 첫 출근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무실은 서울이고 이전 사무실은 제주에 있어서 제주에서 미리 컴퓨터와 모니터 등 박스를 택배로 보냈었죠.
다행히도 컴퓨터 등 물품이 첫 출근하는 날 오전중에 왔더군요. 오전에 부지런히 자리정리하고 컴퓨터 세팅등을 했습니다.
컴퓨터 세팅을 하고 택배 보내느라 사용한 큰 박스를 처리하기 위해 알아보니 화물 엘리베이터 있는 쪽에 박스를 두면 된다는 정보를 얻어 빈 박스 2개를 가지고 화물 엘리베이터 있는 쪽으로 갔습니다.
화물 엘리베이터쪽은 철문으로 닫혀 있어서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문을 여는데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 건물 미화원 아주머니께서 철문과 화물엘리베이터 사이 빈 공간에 박스를 깔고 휴지를 배개삼아 누워계시다가 제가 문을 열자 깜짝 놀라 일어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빈 박스를 처리하려고 왔다고 하니 박스를 달라고 하시며 한쪽으로 정리를 하시더군요. 이렇게 빈박스를 정리하고 나오던 중 아주머니의 휴식시간을 방해한듯 하여 정말 죄송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에서 보면 정말 멋진 빌딩이고, 좋은 건물인데 이렇게 좋은 건물에 왜 청소 아주머니가 쉴수 있는 휴식공간은 없는 것일까요?
청소아주머니들이 편히 쉴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철문과 화물엘리베이터 사이의 좁은 공간에 박스를 깔고 쉬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 건물에 청소아주머니가 편히 쉴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그렇더군요.
비단 제가 있는 건물만 이러한 것은 아니겠죠. 도심의 화려한 건물들을 멋지게 유지하는 분들은 바로 미화원 노동자분들인데. 이렇게 멋지게 유지되는 건물에 편히 쉴 수있는 공간조차 제대로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날입니다. 미화원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고 생활하시고 있죠. 지금의 최저임금으론 하루 8시간씩 1달을 일해도 월 100만원도 안되는 수입입니다.
우리나라가 곧 선진국 대열에 들어간다고 하고 세계적인 회의를 유치했다고 자랑하지만, 아직 최저임금으론 월 100만원도 안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으로 노동하시는 미화원 노동자 분들껜 휴식공간마저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어제 뵌 청소 아주머니, 수입이 얼마인지는 제가 알지 못하지만..내년엔 꼭 웃으며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는 수입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휴식시간엔 편히 앉아 커피도 마시고 TV로 월드컵 골장면과 김연아도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엔 이러한 세상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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