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전국이 펀드 열풍이었습니다.
당시 뉴스에서는 여기 저기 펀드에 대한 기사들로 넘쳐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직장생활 만 2년 가까이 하던 중으로 많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적금을 들고 있었죠.

그러다가 뉴스 등에서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펀드로 50% 수익을 냈다느니 70% 수익을 냈다느니 하는 소리들을 들으면 왠지 나만 손해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재테크에서 뒤쳐지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친구가 그러더군요.
 "요즘엔 펀드다, 적금 이자보다 훨씬 높다"
이런 말을 들으니 왠지 저도 펀드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여유자금이 조금 있었고 매달 월급에서 몇 몇 부분을 아끼면 펀드 상품 1개 정도는 가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1개 정도 펀드 생각을 하던 중...
주변에서 "금리 5%대의 적금은 넣어봐야 손해다, 차라리 깨서 펀드해라" 라는 말을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사실 친구뿐이 아니라 언론 등에서 브릭스펀드, 중국펀드 등이 뜬다고 난리였던 시기라 제가 그 당시 정말 혹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적금은 약 1년 5개월 정도 납입하고 있었고 금액은 한 500만원 정도 있었습니다.

저는 큰 마음을 먹고 적금을 깼습니다.
당시 은행 창구에서는
"지금 깨면 이자 손해가 많은데 괜찮으세요? 혹시 적금 깨시고 펀드 가입하시게요? 펀드 상품 추천해 드릴까요?"
등의 말을 들었습니다.

이자 손해라는 말에 약간 주춤 하긴 했지만, 펀드 수익이 훨씬 높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적금을 깼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증권사로 갔습니다.
당시 증권사 안에는 사람들로 아주 북적 북적 했습니다.
여기 저기에 아주머니들이 많이 계셨고 간단한 투자설명회가 사무실 안에서 진행되는데 그 곳에도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저도 저에게 펀드를 권유한 친구와 함께 투자설명을 들었습니다.

몇 몇 아주머니께서 "지금 종합주가가 2000대인데 지금 들어가도 되겠느냐?" 등의 말씀을 하셨는데
설명해주시는 분은 "지금 경기가 아주 좋고 펀드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등으로 안심을 주셨고 "주가는 장기적으로 항상 상승한다"라고 하더군요.

당시 저는 직장생활 경험이 많지 않기도 했고 남들 다하는 펀드에 하나쯤은 해야 경제적인 부분에서 잘 알게된다고 생각하여 펀드에 가입을 했습니다.

당시 가입한 펀드는 유망하다는 브릭스 펀드와 인사이트 펀드, 그리고 국내에서 인기있는 펀드였습니다.
당시 신문기사들을 지금 검색해봐도 브릭스와 인사이트는 엄청난 인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브릭스에 적금을 깬 500여만원을 다 넣으려 하는데, 순간 제 머리속에 브릭스만 올인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저는 브릭스에 300만원, 나머지는 중동 펀드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인사이트와 국내펀드에는 매달 얼마씩 납입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별 생각없이 지내는데 해가 바뀌고 금융위기가 온 세계를 덮치더군요. ;;;
종합주가 지수가 1500이 무너지더니 이내 1200도 무너지고 1000도 무너져 900으로 갈 때는 정말 절망감이 오더군요.
제가 펀드에 가입한지 1년이 된 작년 11월 제 펀드 수익은 대략 -5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저히 뺄수가 없었죠. 이때부터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익은 바라지도 않는다, 원금만 회복하면 언제든지 빼겠다"라구요

그러나 이런 미련을 가지고 끌고온 펀드도 소폭 회복은 되었지만, 원금을 회복하기에는 아득하기만 하더군요.
그러다가 올해 결혼을 계획하고 상견례를 통해 날까지 잡으니 이제 정말 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눈물을 머금고 오늘 펀드 환매를 신청했습니다.
대략 확인해보니 선취 수수료를 포함 납입한 금액은 1천만원 정도이고, 400만원 정도 손해를 본 것 같네요.


환매신청하면서 본 제 펀드 목록

펀드를 환매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욕심 많았던 내가 잘못한 것이다. 비싼 수업료를 냈다"
"만약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펀드로 돈을 번다면 대한민국으 과연 정상적인 나라일까?"
등 등의 생각들이 났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제위기 속에 많은 손실을 본 것으로 압니다.
저는 이번에 펀드를 환매하면서 다시는 이렇게 고수익을 노리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수익을 꿈꾸면 위험이 크다는 것을 정말 몸소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면 많지는 않지만 차곡 차곡 돈을 모으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경제위기로 결혼을 미루는 사례도 많다고 하더군요. 저또한 큰 돈을 펀드에 넣었다가 손해를 보고 뺐지만, 결혼을 미루진 않으렵니다. 오히려 이번 경험을 비싼 수업료로 생각하고 앞으로 생활에는 더 착실하게 생활해야겠다고 다짐도 하게되었습니다.

아울러 우리사회가 이렇게 고수익을 노리게 되는 환경이 되기보단, 꾸준하게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 또한 앞으로는 꾸준히 일해야 겠다고 다짐도 하였구요.

 

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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