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택시를 타면 택시 운전사분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여럿이 탔을때에는 그렇지 않고 혼자 타거나 했을때 운전자 분께 말을 건네며, 요즘 손님이 어떠냐 등등을 이야기 하곤 하죠.
많은 언론에서도 표현하지만, 택시는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해서 제가 더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다보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정치인 이야기에 손님이 없다는 이야기에, 개인택시가 아닌 회사 택시의 경우 사납금을 채우면 남는게 없다는 이야기 등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택시운전사 분들이 가진 생각 어려움 등을 들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택시운잔자분들과 이야기 한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좀 황당한 경험이죠...

얼마전에 대전으로 출장갈 일이 있어 청주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청주공항과 대전은 그리 멀지는 않은데 차편이 좋지 않더군요.
청주공항에 대략 1시쯤 도착했는데, 대전으로 가는 차편은 이미 떠나고 없다군요. 게다가 다음 차편은 오후 2시가 넘어 있었던듯...
저는 2시 30분에 교육을 시작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다른 차편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소문 해보니 청주공항에서 청주터미널 까지 택시를 이용하고, 청주터미널에서 대전까지는 차량이 많아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택시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청주공항 택시 승강장은 김포나 제주와 달리 택시가 별로 없더군요. 물론 평일이었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어찌하다보니 4명이 함께 청주 터미널로 가는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택시를 타기전 택시요금이 대략 얼마인지 물어보았고 운전자분 말이 미터기로 하는데 대략 1만 5천원이라는 말에 함께 타고 가면 얼마 안되네 하는 생각에 택시를 탔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겠다 생각하며 택시를 타고 가는데, 목적지에 거의 다와서 택시 운전자분이 요금을 준비하라고 하더군요.
그 때 미터기는 1만 4천원쯤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명당 4~5천원씩 모아서 내려 하는데... 택시 운전자분이 황당한 듯이 말하더군요.

"이게 뭐하는 겁니까? 인당 1만 5천원을 준비해야죠!" 라고 하는 겁니다.

저희도 정말 놀랐죠... 공항이라 어느정도 요금이 비쌀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바가지(?)를 씌울줄은 몰랐습니다. 저희랑 같이탄 승객중에 한분이 우리는 같이 타려고 인원을 모아서 탄건데 왜 이러느냐 등을 말했지만 안통하더군요...
옆에 같이 탄 군인분도 어이없다는 표정만 지을 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래 저래 택시안에서 실랑이를 벌였지만, 해결점은 잘 안나오더군요. 그리고 함께 탄 승객분들이 저마다 바쁜 일정이 있었기에 일단은 빨리 터미널로 가야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중재안이 나온것이 "아저씨께서 처음에 그 부분을 말씀해주시지 않았으니 그냥 인당 1만원씩만 받으시라"였습니다. 택시운전사분은 썩 달갑지는 않은듯 했는데 본인도 미리 이야기를 안했다며,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하더군요.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택시 미터기는 1만 5천원이 나왔고, 택시운전사가 받으려한 금액은 1만 5천원 * 4명 = 6만원
승객들이 낸 돈은 1만원 * 4명 = 4만원...

내리면서 승객들이 전부 욕을 하며 내리더군요...
저도 시간만 있었으면, 택시 사진을 찍고 따지거나 할 텐데 몸이 급한지라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습니다.

청주터미널에서 대전으로 가는 버스요금은 단지 3400원이더군요.
청주역에서 청주터미널은 그리 멀지도 않은데 택시비로 1만원이 지출된 것입니다.

그 택시아저씨도 하루종일 공항에서 기다리다 승객을 태웠으니 장거리를 태우고 싶었겠지만, 좀 너무하다 싶은 것은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택시운전자분들도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택시운전사가 요금을 바가지 씌운다면 지역 이미지도 안좋고 서로의 불신만 쌓일것 같더군요.

제가 생각한 것은 공항 터미널의 택시는 장시간 대기하기 보다 바로 바로 승객을 태워서 이동 가능토록 하고, 또한 합승보다는 한대에 한 승객씩 태워 나가게 하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주의 경우에는 장거리/단거리를 나누어 단거리의 경우 바로 바로 택시가 출발합니다)

이러한 문제도 물론 아주 간단치 많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을 늘리는 문제는 택시회사와 갈등이 있을 것이고, 택시회사 배차를 마음대로 하는 것 또한 쉽지는 않죠...

지난번 그 택시 운전사분은 그렇게 생긴 수입 4만원으로 무엇을 했을까 궁금해지네요...

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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