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야학교사로 활동을 했으니, 올해로 야학경력이 횟수로 11년째이다. 이 기간동안 야학교사를 하면서 다양한 과목들을 수업했으나, 가장 많이 수업을 한 과목은 바로 수학이다. 그리고 현재도 고등부 수학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난 야학에서 수학을 가르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이유는 내가 수학을 잘해서도 아니고 특별히 잘 가르쳐서도 아니다. 다만,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장 평등하고 차별 없는 학문이라 생각하여, 나는 수학 수업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수학수업을 하면서 내가 고등부 수학을 맡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고등부 수학 어렵지 않냐면서 놀라곤 한다. 하지만, 검정고시 기출문제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등수학에 비하면 어렵지 않다. 그리고 학생들은 기초가 부족하기 때문에 +, - 등의 기본 개념에도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내가 수학 수업을 할 때 가장 먼서 수업하는 것은 바로 '=' 인데 그 이유는 수학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예라고 생각해서이다.

사실 기초가 부족하다보니 학생들은 x+2=3을 계산할 때 +2가 넘어가면서 부호가 바뀐다고 설명한다면, 굉장히 어렵게 느낀다. 그래서 나는 설명할 때 '=' 는 영어로 'equal' 이고 수학은 가장 평등하다고 먼저 설명을 한다.
'=' 를 기준으로 좌우는 항상 평등하다 그래서 같은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왼쪽에 있는 '꼴보기 싫은'(수업할 때는 관심 유도를 위해 이러한 단어를 쓴다 ^^) +2를 없애주기 위해 -2를 붙였는데, 수학은 '=' 를 기준으로 항상 평등하기 때문에 오른쪽에도 똑같이 -2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마치면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에 자신감을 주기 위해 말을 하는 것이 있다. 세상은 불공평 할 지라도 수학은 항상 평등하다 그러니 어려워하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지난번 수업에서 하고 떡볶이를 먹으러 간적이 있는데, 분식점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비장애인의 경우에 3분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곳곳에 보도블록이 튀어나와 휠체어를 탔을 경우에는 위험한 것이다. 또한 분식점에 도착했을 때 계단을 오를 수 없어 도로쪽에 테이블을 두고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평등한 것처럼, 세상도 정말 평등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애인과 비장애인, 남성과 여성,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등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지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오늘도 난 생각해 본다.

Posted by 기동청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