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마눌님이 생일 선물로 준비해 준 티켓으로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보고 왔습니다.
제 생일이 11월 29일이었는데, <이기동 체육관>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생일날 제 자리에 연극 티켓을 두 장 준비해서 놔뒀더라구요.
이번에 김수로씨가 나오기 전부터, <이기동 체육관> 초연때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당시 제주에 살고 있느라 못봤거든요. 그러던 차에 이번에 김수로, 솔비 등이 출연하고 저도 서울에 오게 되면서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산을 넘어 극장을 찾아가다
2010년의 마지막 날, 회사에서 조금 일찍 업무를 마감하고 마눌님과 충무로 역에서 만나 극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충무로'에서 시작했습니다. 동국대 하면 '충무로'역이 더 가깝다 생각했고, 특히 '극장'하면 충무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충무로에서 동국대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어찌 어찌하여 동국대 뒷문을 발견, 뒷문 근처에 '이해랑 예술극장'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에 이게 왠일.. 극장으로 쓸만한 건물은 전혀 없고 연말이라 그런지 불켜진 건물 또한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어느분께 길을 물어보니... "산을 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OTL
직접 걸어보니, 산을 넘는 정도는 아니었으나 동국대 언덕을 넘어 겨우 겨우 찾아 '이해랑 예술극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저 아래 바로 '동대입구'역이 보이더군요. 역시 미리 준비를 안하면 손발이 고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보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보고 싶었던 첫번째 이유는 당연히 '제목'이었습니다. 연극 제목이 이기동 체육관이기에, 이름이 이기동인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유겠죠.
그리고 이 뿐 만이 아닌, '복싱'이 연극의 소재였던 점 또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복싱을 봤던 기억도 나고, 중학생 시절에는 인기 만화였던 '아웃복서'등 복싱 만화를 즐겨봤던 추억이 있었습니다. 동생과 함께 글러브를 사서 치고 박고 싸웠던 기억도 나네요.
이런 기억을 가진 탓인지, 이름에 대한 매력 탓인지 연극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꿈꾸는 한방. 그 한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청년 이기동을 연기한 김수로씨, 그리고 관장 이기동을 연기한 김정호씨. 그리고 코치역을 연기한 차명욱씨 또 여고생 역할을 한 솔비씨 모두 멋진 연기였고, 특히 복싱을 연습하면서 모두들 군살이 빠진듯한 모습을 보니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저도 복싱을 해서 아저씨 뱃살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ㅠㅠ)
솔비 그리고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다.
연극을 다 보고 난 후,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마눌님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저희 차례가 되었을때 전 배우들게 인사했습니다. "제가 이기동입니다"라고요. ㅎㅎ
무언가 더 재미난 멘트를 하고 싶었는데, 배우들 옆에 서서인지 다른 말을 못했습니다. ㅋ
그래도 제 이름이 이기동이라는 말에, 오~ 하고 반응을 해주신 솔비씨 등 배우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안그랬으면 썰렁할뻔 했습니다. ㅎ
다사다난 했던 2010년, 그 마지막 날 사랑하는 마눌님과 함께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본 기억은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월 26일까지 <이기동 체육관>은 계속된다고 하니, 지금 바로 이기동을 보러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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