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대학 3~4학년 시절 약 2년동안 함께 여러가지 활동을 함께 하고 만났던 미누씨가 강제출국을 당한지 1년이 되는 날인데 난 아무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금요일, 퇴근을 하고 나서 우연히 본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보고서야. '아 내일이면 미누씨가 강제출국 당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구나' 라는 생각이 나다니 말이다.

“네팔서도 가끔 된장찌개…한국사회 따뜻해졌으면” [기사링크]
[사진출처 : 한겨레, 오른쪽에서 3번째. 잔을 든 사람이 미누씨 ]

한겨레신문에 실린, 미누씨의 모습은 여전히 따뜻한 모습이다. 작은키 등 왜소한 몸이지만, 한국사회에서 그가 꿈꾸었던 것은 그 누구보다 멋있었다.

네팔에서 온 그와의 인연은 내가 군대를 제대한 후 이주노동자센터에서 자원활동을 하며 만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나를 그 단체로 이끌었고 단체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활동을 통해 미누씨가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차별의식 해소를 위한 문화교육'을 할 때 나의 업무는 보다 교육이 잘 진행될 수 있게 학습도구(네팔의 물품 등)를 진열하고, 교육 후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일 등을 했던 것이다.
그 때 교육을 통해 미누씨는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로서 굉장히 자부심 있어 했고, 아이들도 네팔이 '나의 팔'으로 농담하는 나라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이 있는 나라이며, 한국 전자제품 매장도 있고 심지어 배스킨라빈스도 있는 나라임을 알고는 아주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교육을 통해 나도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는데, 그런 시간을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차별의식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가 강제출국 당한지 이제 만 1년, 우리사회를 한번 되돌아보니..
국내 대기업 중 LG는 광고를 통해 다문화 자녀에 대해 열린 시선을 보여주고 있고, TV프로그램을 통해 흔치않게 다문화가정을 볼 수 있다. 한편, 농촌 등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어 우리사회는 예전보다는 좀 더 다문화에 대해 익숙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러한 문화를 만드는데 미누씨와 같은 유능한 사람이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본다. 외국에서 코리아드림을 위해 머나먼 이국으로 온 외국인노동자들의 심정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그들의 국가에 대해 알게해주고, 차별해소를 위한 교육을 하고, 라디오 등을 통해 문화활동을 한 미누씨가 지금까지 우리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무조건 강제추방이 아닌, 우리사회가 당면한 다문화에 대한 문제 등에 당사자로서 보다 친근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를 했으면 어땠을까..

오늘 뉴스를 통해 그의 강제출국 1년을 접하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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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대학 졸업날 축하인사를 해준 미누씨]
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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