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핀 개나리를 본적 있는가?
물론 겨울이 끝날무렵 봄을 알리는 개나리를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내가 군 제대후 자취생활을 한곳은
언덕길을 지나 있는 옥탑방이었다.
그 언덕길 위로는 중학교가 있었고 그 담장에는 개나리들이 있었다.
소박한 학교담장 같은 곳이었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나는 그 언덜길을 지나다가 문득 개나리를 보았다.
활짝핀 개나리...
겨울이 시작했는데 왜 개나리가 피었을까 생각해보니
그 근래 몇일 동안 날이 따뜻했던것 같다
그 개나리는 마치 봄이 온듯이 꽃을 피운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언덕길을 지날때마다 그 개나리를 관찰하며 지나치곤 하였다.
꽤 추운 날씨지만 피어있는 개나리를 보며 흐뭇해 했던것 같다.
그 언덕길은 사실 경사도 심한 편이어서 눈이 제법 온날이면 거의 기다시피 하며 올라긴 길이었기에... 그 언덕길에 핀 개나리는 나에게 기쁜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다... 결국 추위를 이겨내지 못한 개나리꽃은 지고 말았다.
봄이 아니었기에... 매서운 추위가 있었기에 지고 만것이다.
그 개나리꽃은 몇일동안을 봄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꽃피웠겠지만..
어쩌면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래도 좋았을까?
나는 개나리꽃이 되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어쩌면 기뻐했을 것이고 어쩌면 좌절했을 것이다.
나도 지금 그런게 아닐까
오늘따라 겨울에 핀 그 언덕길의 개나리가 생각난다.
'생활속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남은 자의 슬픔 (0) | 2007.03.04 |
---|---|
정월대보름, 소원빌어 볼까요 (0) | 2007.03.04 |
내 자취방 지키고 있는 녀석들 (0) | 2007.02.22 |
남쪽섬에서 읽은 '남쪽으로 튀어!' (0) | 2007.02.11 |
티스토리와 시작 (2) | 2006.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