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소년 위원회가 2007년부터 만 24세 이하의 학생이 80%이상, 상시 학생수 10명 이상의 야학에만 재정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국가청소년 위원회는 청소년 육성기금으로 야학을 지원해 오다가 현재 성인들이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보조금을 지원할 명분이 없다며 2007년 새해부터 성인야학에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는 이 결정이 현실을 무시한 처사이며 올바르지 않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장애인 야학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지만 과거 검정고시야학에서 자원활동을 했었던 때를 생각해보면 현재의 정책방향이 올바르지 않음을 바로 알수 있다.

내가 검정고시 야학에서 교사로 활동할 당시 학생의 다수는 소위 말하는 주부들이었다.

어머님 나이대가 많아서 주로 학생분들을 호칭할때는 OO어머님 식의 호칭으로 학생분들을 불렀던 기억이 난다.

왜 학생들의 다수가 성인이고 또한 다수가 여성일까?

이것은 우리나라가 과거 어떠한 교육방향을 해왔는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규적인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다.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하였다. 그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듯.. '여자는 시집이나 잘 가면 된다'는 성차별적인 생각이 만연했던 것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오래전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에서도 보여진 내용을 생각한다면 더 분위기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한다.


현재 성인들은 왜 야학을 찾는 것일까?


우선 기본적으로 비용문제일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야학은 수업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누구나 야학이라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만학의 꿈을 안고 야학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요즈음에는 주변에서 검정고시 학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인데.. 일정정도의 비용을 부담하고 학원에 다닐수 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는 이유가 있다.


지금은 그 학원들이 어떻게 운영하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야학 교사로 활동하던 시절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다가 야학으로 발을 옮긴 한 학생분의 말에 의하면..


검정고시 학원은 보통 일정금액의 학원비를 내고 '합격'을 할 때까지 추가적인 비용없이 학원에서 수강을 계속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이야기는 학원에서는 수업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수업을 듣게 되고 다른 수강생에 비하여 이해속도가 느릴 경우 그저 수업시간에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집 주변에 알아보니 '야학'이 있었고 학원이라는 공간보다 편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고 비슷한 여건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다보니 과거 학교를 다니지 못한 恨도 사라지고 학교다니는 마음이라 말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현재 많은 성인분들이 만학의 꿈을 안고 야학이라는 공간에 와서 배움의 기쁨을 찾고 또한 '학교'를 다닌다는 정서적인 기쁨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야학 재정은 어떻게 운영될까?


야학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수는 있느나 내가 경험한바와 교류 했던 야학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야학 재정의 대부분은 공간 임대료이다. 내가 활동했던 공간은 비용 문제가 커서 지하에 공간이 마련되었다. 지역마다 차이가 조금은 있을수 있으나 내가 활동했던 부산의 경우 많은 야학들이 지하에 공간을 마련해 둔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공간적인 문제에서 보면 월 임대료가 적어도 20~30만원에서 규모에 따라 100만원 이상까지도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년간 비용이 적어도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정도가 기본적인 공간운영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교재비용과 공간운영비 등이 운영비용에 추가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재정문제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올해까지 정부에서 지원을 했던 보조금이다.

그리고 자원활동하는 교사들이 약간의 회비를 내는 경우도 있고, 역사가 있는 야학의 경우에는 야학을 지나온 교사들이나, 졸업생들이 후원회를 구성하여 후원금이 일정정도 들어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7년부터 정부지원금이 중단된다면 많은 야학들은 문을 닫을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정부의 야학 지원책 올바른 방향일까?

정부의 지원책은 상시 인원이 10명이상이고 만 24세 이하의 청소년이 80%이하여야 지원을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 야학의 현실은 70~80%이상의 학생들이 오히려 25세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다.

정부는 '평생교육'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평생교육을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과거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한 많은 분들이 만학의 꿈을 안고 찾는 야학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야학'이 현재 이러한 분들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음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대안없는 지원중단이 올바른 방향일까?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올해 지원한 금액이 약 5억 5,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행정부서의 예산으로 보아서는 절대 많은 액수가 아니다. 이정도의 금액을 지원하는 것을 갑작스레 2007년 부터 중단을 하겠다고 말한 정부... 답답한 생각이 든다.

아울러 야학의 구성원이 현재 만 25세 이상의 성인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평생교육'공간으로 생각한다면 교육부나 산업자원부 혹은 노동부 등에서 지원을 하도록 제도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상황은 어느부서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정해진 방침은 현재 지원을 해오던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지원규정에 따라 지원을 하기로 하여 실제로 지원이 상당부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현재 전국야학협의회 등에서는 비상대책위(http://cafe.daum.net/togetheryahak )를 구성하여 현재의 야학상황을 알리고 갑작스런 지원 중단에 대하여 반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정부 또한 갑작스런 지원중단이 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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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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