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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2 대학시절 바라본 '대학 미화원 용역 노동자'들의 생활
 2007년이 밝았네요.. 저는 대학을 졸업한지 꼭 한해가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제가 가장 많이 보냈던 공간은 대학이라는 공간에서도 동아리방 건물들이 밀집해있던  '학생회관'이 아니었나 합니다.

시험공부를 위해 아침 일찍 학교에 가건, 축제준비를 위해 학교 구석에서 못질을 하건,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술병을 정리하거나 하면 어김없이 학교의 '미화'를 위해 일하는 미화원 용역 노동자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이는 주로 50대 분들이며, 아저씨보다는 아주머니들이 더 많이 계시고, 군청색 점퍼에는OO개발이라고 노랗게 마크된 점퍼를 입고서 학교 곳곳을 청소하시며 지내시는 분들이죠.

새벽일찍 학교에 나와서 곳곳에 어질러진 쓰레기들을 치우고, 화장실까지 치우시며 힘든 노동을 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축제나, 졸업식, 입학식등 행사가 있으면 학교의 방침에 따라 더 많은 일을 그리고 더 바쁘게 움직이시는 분들이죠.

저는 주로 학생회관에서 생활을 많이 하다보니 학생회관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들과 가끔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를 하며 지낼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OO개발에서는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는지 저에서 선뜻 마음을 열지는 않으시더군요. 사실 한달에 한번 정도 학교의 모든 미화원 용역 노동자분들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OO개발의 관리자로 부터 학교에서 일하면서 주의사항등을 전달하는 모습을 저는 몇번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대학 4학년인 2005년에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 제가 속한 소모임에 제안이 하나 왔더군여. 서울의 모대학교에서 학교 미화원 용역 노동자 분들께 최저임금에도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며 사용해 왔는데 그 부분을 싸워서 이긴 경험을 이야기 해주며 서울의 각 학교 미화원 용역 분들의 실태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흔쾌히 응했고 제가 속한 모임에서 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저는 미화원 용역 노동자 분들의 월급 명세서를 파악하고, 각종 보험 실태를 파악하고자 생각하였습니다. 음료를 몇 병 사서 학생회관의 용역노동자분들의 휴식처를 찾았습니다.

사실 휴식처라고 해도 3~4명이 겨우 앉을수 있는 공간에다가 남녀구분또한 없으며 게다가 학생들이 수시로 쓰레기 봉투를 수령하러 오기에 마음 놓고 쉴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가서 아주머니들께 따뜻한 캔 음료를 드리며 인사하고 물었습니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저 뭐 물어볼것이 있는데.. 월급 명세서 하나 좀 제가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놀라시며 "학생 그건 왜 물어보고 그래?"하며 놀라시는 표정이었습니다.

사실 학생들과 친하게 지냈던 몇몇 용역 노동자들은 쉽게 그 다음해 계약 갱신이 안되는 상황이기도 했기에 저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는 다시 질문을 돌려 이야기 했지요..

"아주머니 저도 대충 알아요.. 한 64만원 정도 받으시죠?"라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께서 놀라시며 "어떻게 알았냐? 그정도 받으며 우리는 월급명세서 없고 그냥 통장으로 들어온다"라고 조심스레 답변을 주셨습니다.

제가 64만원 정도 받으시죠? 하며 처음 물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당시 한달 최저임금이 64만1천원 이었던것으로 기억되며 제가 그것을 알았기에 그렇게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질문들을 더 했지요? "휴가는 어떻게 되세요, 의료보험은요, 하루 몇시간이나 일하세요, 산재는 적용이 되나요" 등등 을 물었으나 아주머니들께선 자세한 상황을 잘 모르셨으나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것은 별로 없는 듯 해보였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고가 일어날뻔 했습니다. 그 휴식 공간에 OO개발의 관리자가 갑자기 들어온 것이었지요... 아주머니들도 놀라고 저도 순간 움찔했습니다.

대뜸 저에게 묻더군요.. "학생 여기 뭐하러 왔어?"

저는 움찔 했지만.. 순간 "아 제가 OO동아리 인데요 청소하느라 쓰레기 봉투 받으러 왔습니다"하고 말하며 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대충이나마 조사된 내용들을 파악했을때 하나 기억 난 것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대학의 등록금 인상율이 높아 총학생회에서 구해놓은 대학의 예결산 자료를 보고자 하였던 것이었지요.

저는 그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대학의 결산자료에 의하면 학교에서 용역 노동자 한분당 지급하는 돈은 분명 100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제 미화원 용역 노동자분들은 60여만원을 겨우 받으며 일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뭐 각종 무엇을 뗀다 하여도 30여만원 정도의 차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근로자 파견법에 의하여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학교는 어차피 학교를 위하여 일하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여 사용해도 되겠으나 관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용역업체를 선발하는 것이지요.

용역을 선발할때는 보통 최저 낙찰제로 선택을 합니다. 그러면 많은 용역업체들이 경쟁을 하면서 비용을 낮추어 입찰하게 되고 그러면 보통의 경우 학교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미화원 용역 분들은 항상 저임금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로 부터 직접 고용된 것이 아니니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계약직으로서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학교는 여러 보험을 신경쓸 필요도 없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용역업체를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제가 볼때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파견법은 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학교에서 학교의 요구대로 일을 하면서 월급은 OO개발로 부터 받으며 생활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서울의 몇 몇 대학의 실태를 조사해 보았고 학교로 부터 직접 고용된 형태는 한두곳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4학년이던 그해.. 제가 속한 모임에서 이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가 한 일이라고는 그러한 내용을 대자보로 작성하여 학교 곳곳에 알리고 전단지를 배포하는 일이 전부이고 말았습니다. 저의 모습이 부끄러워 지네요...

그러다가 이제는 졸업하여 직장에 몸담고 있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이미 보호법이 아님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2년후 정규직이 된다는 꿈과는 달리 많은 기업들이 2년이 되기전에 해고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파견대상 업종을 26개로 제한하고 있는데.. 재계에서는 전면 허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또한 파견 업종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예고한바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과연 비정규직 보호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파견대상을 아주 특별한 경우로만 제한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직접고용을 하도록 하는 것이 비정규직 보호가 되지 않을까요?

박성수님의 비정규직 반대 블로거 시위에 지지를 표하며

저의 과거 부끄러웠던 모습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같을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고, 그리고 합당한 보험을 받고, 파견업체라는 명분으로 월급을 떼이지 않는 그러한 세상을 꿈꿔봅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더 들어보고 우리가 비정규직 이야기를 더 나눈다면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비정규직 겪어보니 어떠세요?' 이슈트랙백에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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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동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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